세탁이 가능한 웨어러블 디스플레이가 구현된다. 국내 연구진이 전력과 내구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웨어러블 디바이스 상용화 시점이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신성철)은 최경철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팀이 조석호 전남대 의류학과 교수팀과 함께 고분자 태양전지로 구동하면서 습기나 물에 강한 디스플레이 모듈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기존 섬유형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주로 디스플레이 소자 구현에만 초점을 뒀다. 별도 외부 전원을 탈부착 해야 하고, 외부 환경에 쉽게 영향을 받아 내구성도 낮다. 실제 몸에 착용해 외부 활동하는 웨어러블 디스플레이로는 사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외부전원 없이 디스플레이 소자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태양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고분자 태양전지(PSC)를 사용했다. 여기에 더해 수 밀리와트(㎽) 적은 전력으로도 구동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활용해 안정적인 디스플레이 출력을 구현했다. 이들 요소는 모두 옷감 위에 형성했다.
PSC와 디스플레이 소자를 보호하는 특수 봉지막도 고안했다. 투습 방지에 탁월한 '원자층 증착(ALD) 박막'과 고분자 기능층을 봉지막에 교차 증착했다. 이 봉지막은 습기에 쉽게 보호 특성을 잃어버리는 기존 봉지막과 달리 내부를 원천 보호했다.
연구팀은 새 봉지막을 적용한 옷감을 일주일마다 세탁하고 기계 스트레스를 줘도 큰 성능 하락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PSC는 초기대비 96% 특성을, OLED는 94%를 유지했다.
최경철 교수는 “입는 옷감을 기판으로 활용하면서 외부전원 없이 디스플레이를 구동하고 세탁까지 가능한 전자소자 모듈을 구현했다”며 “진정한 의미로 입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 시대를 열었다”고 말했다.